최신영화추천 미키 17 후기 리뷰 : 복제된 인간, 그리고 씁쓸한 시대의 초상
기다림 끝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기생충 이후 5년 만의 귀환. 그리고 이 영화는 우연과 필연이 뒤섞인 완벽한 시기에 우리 앞에 나타났다. 몇 차례 개봉이 연기된 끝에, 미키 17은 트럼프 시대 2.0이 도래한 2025년, 그야말로 가장 적절한 순간에 우리 곁을 찾았다. 이 작품은 단순한 SF가 아니다. 그것은 암울한 시대를 비추는 검고 날카로운 거울이며, 냉소와 블랙코미디가 뒤섞인 처절한 생존기다.
최신영화추천 미키 17 후기 리뷰 - 무한히 죽고, 다시 태어나는 삶
영화는 지구에서의 빚을 청산하기 위해 우주 식민지로 향하는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그가 선택한 일자리는 다름 아닌 ‘소모품’. 위험한 임무에 투입되다 죽어도, 생체 프린터에서 다시 태어나면 그만이다. 문제는 미키가 ‘죽음’을 경험할 때마다 그 고통을 뚜렷하게 기억한다는 것. 방사능 실험, 바이러스 감염, 혹독한 환경 속에서 그는 수십 번 죽고 다시 태어나며, 점점 더 피폐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 미키 17이 임무 중 죽음을 맞이했다고 판단한 식민지 지도부는 새로운 복제체, 미키 18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미키 17이 살아 돌아오면서, 두 명의 미키가 동시에 존재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진다. 이곳에서는 두 개의 동일한 개체가 존재하는 것이 금기시된다. 종교적 이유든, 실용적 이유든, 누군가는 ‘완전 삭제’되어야 한다. 생존을 위해 두 미키는 위험천만한 공존을 시도하지만, 곧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속속 등장한다.
최신영화추천 미키 17 후기 리뷰 - 서늘한 우화, 그리고 현실의 그림자
미키 17은 단순한 복제 인간 이야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봉준호 감독은 영화 속 세계를 통해 오늘날의 현실을 비추며 강렬한 정치적 알레고리를 담아낸다.
식민지의 지도자인 케네스 마셜(마크 러팔로)은 가짜 미소와 과장된 연설로 대중을 현혹하는 정치가다. 그는 경제와 신앙을 결합한 권력을 휘두르며, 특정 계층만이 ‘순수한 유전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가 이끄는 집단의 신자들은 선명한 붉은 모자를 쓰고 정치적 구호를 외친다. 그의 연설을 듣고 있자면, 현실 속 정치 무대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식민지에서 ‘인간의 가치’는 이미 저렴해질 대로 저렴해졌다. 일부 특권층은 최고급 스테이크를 썰며 식민지 개척의 명분을 논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단백질 슬러지를 떠먹으며 하루하루를 견딘다. 모두가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것 같지만, 사실상 그 목표는 극소수만을 위한 것. 우주로 무대를 옮겼을 뿐, 이 시스템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다를 것이 없다.
최신영화추천 미키 17 후기 리뷰 - 로버트 패틴슨의 광기 어린 연기
영화 속 미키 17은 한없이 나약하고 찌질한 존재다. 그는 늘 구부정한 자세로 비굴하게 말하고, 주변인들에게 휘둘리며 자신조차도 신뢰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보다 더 나쁜 것은, 미키 18이다. 복제 인간이라 해도 성격은 천차만별. 미키 18은 17보다 훨씬 영악하고, 더 폭력적이며, 냉소적이다. 결국 이 영화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과연 미키 17과 18 중 누가 더 인간적인가?”
이 질문은 영화가 진행될수록 더 무거운 의미로 다가온다. 경제적 압박 속에서, 권력의 논리 속에서, 결국 인간성은 어떻게 변해가는가? 미키들은 자신들이 점점 더 기괴해지고 있음을 깨닫지만,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이 질문은 비단 영화 속 캐릭터들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최신영화추천 미키 17 후기 리뷰 - 씁쓸한 웃음 속에서 남는 것
봉준호 감독 특유의 리드미컬한 연출과 속도감 있는 편집이 돋보이지만, 이 영화는 결코 친절하지 않다. 웃기지만 결코 유쾌하지 않고, 시니컬하지만 마냥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는다. 그저 현실이 그렇기에.
이 영화는 저항의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외치지 않는다. 하지만 ‘인간성이 어떻게 지워지는가’를 지켜보게 만들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된다.
“우리는 인간으로서 무엇을 지켜야 할까?”
그리고 이 질문이 남는 순간, 미키 17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닌, 우리가 사는 시대를 대변하는 우화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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